[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하느님의 나라를 성장시키는 것은 사목 계획이 아니라 성령”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6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에서 복음말씀(루카 17,20-25)을 풀이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는 쇼가 아니며, “카니발”도 아니고, “광고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하느님의 나라를 성장시키는 것은 “사목 계획”이 아니라 성령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바리사이들이 “언제 하느님의 나라가 옵니까?”라고 예수님께 묻는 질문에서 강론을 시작했다.

교황은 이 질문이 복음 안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선한 마음에서 나오는 단순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감옥에 갇혀 있던 세례자 요한은 고통스러워 하며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 “당신이 오시기로 약속된 그분이신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되는지를” 물어봤다. 다른 대목에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오”라는 “버릇없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는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올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의심”이며 “호기심”이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곧,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고 대답하셨는데, 이는 바로 예수님께서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한 대목을 읽으신 후 바로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신  “기쁜 소식”이다. 아울러 땅에 뿌려진 씨앗이 땅 안에서 자라나는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 역시 “우리” 가운데 “숨어서” 자라거나, 혹은 숨겨진 “보석이나 보물”을 찾는 것처럼 “항상 겸손 안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씨앗을 키우고, 그 씨앗을 싹트게 합니까?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온화하시고, 겸손하시고, 순명하시고, 단순하신 분이십니다. 사목 계획이나, 대단한 일들이 아니라, (…) 성령께서 하느님의 나라를 안으로부터 자라나게 하십니다. 예, 그렇습니다. 성령께서 은밀하게 그렇게 하십니다. 그리고 또한 (하느님의 나라가) 자라나게 하시며, 때가 되면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교황은 착한 도둑에 대한 비유를 인용하면서, 누가 그의 마음 안에 하느님 나라의 씨앗을 뿌렸는지 반문했다. “혹시 그의 어머니였을까요? 아니면 아마도 율법을 설명한 랍비였을까요?” 아마 그것에 대해서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에는 성령께서 “숨어서” 그 씨앗을 자라게 하시며, 하느님의 나라는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항상 “놀라움”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교황은 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관심을 끌면서 오지 않으며, 그 누구도 ‘여기있다, 혹은 저기있다’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하느님 나라는 쇼이거나, 그보다 더 한 것이 아니지만, 많은 경우 ‘카니발’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하느님의 나라는 교만이나 거만함으로는 볼 수 없고, 광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겸손하고 은밀하게 자랍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성모님을 보고 ‘아, 저분이 그분의 어머니시구나’라고 말한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분께서는 숨어 계신 가장 거룩한 여인이십니다. 아무도 하느님 나라의 신비와 거룩함을 알지 못했습니다. 성모님께서 아들의 십자가 가까이에 서있을 때, 사람들은 ‘불쌍한 여인, 범죄자 아들을 둔 불쌍한 여인, (…)’이라고 수군댔습니다. 사실 그들은 전혀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교황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므로 하느님의 나라는 항상 보이지 않게 자란다며, “성령께서 하느님의 나라를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새싹을 돋아나게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소명이고, 은총이고, 선물이고, 대가 없이 그냥 주어진 것이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총입니다. 세례 받은 우리 모두 안에는 성령께서 계십니다. 내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자라게 하시는 성령과 나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이 질문은 오늘 우리 모두에게 좋은 질문입니다. 나는 이것을 믿는가? 하느님의 나라가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 가운데 있다는 것을 나는 정말로 믿고 있는가? 아니면 나는 쇼를 더 좋아하는가?”

교황은 “우리와 교회 안에, 온 힘을 다해, 하느님의 나라의 씨앗”을 싹틔워 그 씨앗이 “더 커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성화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성령께 은총을 청하길 권고하면서 강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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